계절이 바뀌기 위해 내리던 쓸쓸한 비가 제법 조용해 졌다.
얼마 만에 내린 비 인지 기억이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빗소리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정말 비를 좋아 했었나?
왜 좋아 했지? 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랬었어……
어렸을 땐 비가 온 뒤 생기는 무지개에 빠져 살았다.
동네 친구들을 꼬셔 내어 무지개를 쫒아 가다 길을 잃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무지개 나라에는 내가 상상하는 신비한 세계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조금 커서는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좋았고 비를 맞아 생생해 지는 나무들이 좋았고
고요한 밤 내 친구인 듯하여 밤에 내리는 비가 좋았었다.. 조금 더 커서는 비 오는 날 카페에 앉아 차를마시는 것이 따뜻했고
그 카페 안에서 내리는 비를 볼 수 있는 것이 무엇 보다도 날 기쁘게 했었지.
오전 10정도 인데 저녁 7~8시가 된 듯 어두워지면서
짙은 회색구름이 내리는 비는 더욱 내 마음을 뛰게 했었다.
그렇게 앞이 하얗게 내리는 비를 보고 있으면
마치 밤바다를 보고 내가 바다인지 바다가 나인지 몰라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그대로 폭우를 통해 느낄 수 있었거든. 비를 막아줄 우산을 까다롭게 고르는 것은 나의 또 다른 즐거움 이었다.
(잃어 버린 우산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우산 가게를 차리고도 남았음이니..-__-;;;)
이곳에 와서는 그렇게 좋아 하던 비는 거의 만날 수 없었다.
어쩌다 한번씩 오는 비는 내 갈증을 씻어낼 만큼 오지 않았고
오다가 만 느낌에 메마름만 더해 줄 뿐이 었다.
무거운 가방에 우산을 들고 학교까지가는 길이 번거로왔고,
별로 깨끗하지 않은 좁은 버스와 지하철을 냉장고 만한 몸집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올라
우산에서 뚝뚝 떨어 지는 물이 내 옷을 적시는 것이 기분을 유쾌하게 하지는 않았다.
이쯤 되자 되도록 비가 오는 날이면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게 되었으며
언제부터 인지 내리는 빗소리는 무섭게 느껴 지기까지 했다.
비가 오면 친구를 만나 카페에서 진한 커피 향에 취했었던 난
이제 비가 오면 바람이 많이 불어 우산을 못 쓸일이 걱정이 되고
어둡고 좁은 지하철을 탈 일이 걱정이 된다.
그래…
카페에서 만날 친구도 없고
조금씩 찜찜하게 오는 비를 보고 싶을 만큼 맘에 드는 카페도 없다. . .
오늘도 예고 없이 오전 부터 비가 내렸다.
오랜만에 많이 내리는 비가 꽤 강한 빗줄기 였다.
샌프란에서 이렇게 강한 빗줄기를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였을까?
빗속에 있으면서
난 내 심장이 알 수 없이 흔들림을 느꼈다.
셀.레.임. 마치 사랑을 만난 듯 그렇게 설레 이고 있었다. 그때 에서야 내가 사랑한 비…
그 느낌이 다시 나에게 전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잊고 지낸 그래서 내가 좋아 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그 느낌..
물론 이제는 그 옛날 나와 빗속에서 낭만을 즐기던 친구들도 내 곁에 없을 뿐더러
지금 당장 이 비를 나와 나눌 사람도, 여유도 나에게는 없음 이었다.
결국 나의 설레임은 금새 쓸쓸함에 머무르며
그렇게 쓸쓸한
비.가. 오.다...
2007. 10. 12
나 스스로 사치라 여겨 죽여버린 내 안의 낭만이 다시 살아나고 싶어 그렇게
가슴을 때리는 듯 빗소리가 내 가슴을 내리 친 어느 날에…
덧.
중국에 있는 언니…
며칠전 인가 언니가 깊어가는가을을 보며 내가 몹시도 보고 싶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어..
너무도 아름다워서 것을 나누고 싶은데 나눌 사람이 없음이 아쉽고 쓸쓸했을
언니 마음이 오늘 빗속에서 생각 나더이다… 감기는 좀 나아졌는지 걱정되…
언니가 블로그에 못 오니까 찾는 이가 적어..하하..
언니를 위해 네이버나 다른 블로그를 하나 더 열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아직 내가 여유가 안되네…
넘 바빠..-__-;;; 언젠가 언니가 이 글을 볼 수있을 꺼라 여기고 일단은 여기에 남길께…
건강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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